기자들은 연주회 중간에 이야기할 수 없는 에티켓마저 무시하고 서로 귓속말로 묻기 바빴다.

백현의 피아노 음색은 예리한 바이올린 소리를 묻어버릴 정도로 정신을 번쩍 나게 하는 청량한 소리였다.

아, 좀 흥분했나?

백현은 자기도 모르게 의욕이 앞서서 소리를 너무 키운 것 같아서 톤을 약간 낮췄다.

바이올린 독주회에서 피아노 소리가 더 튀면 곤란하니까.

바이올린 소리와 피아노 소리가 함께 어우러져서 사람들의 감정을 더욱 끌어올렸다.

관객들은 한 음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숨소리도 내지 않고 그들의 연주에 몰입했다.

백현은 음악에 집중하려고 일부러 사람들을 쳐다보지 않았다.

관객들의 반응에 정신이 산만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숨소리 기침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것은 느껴졌다.

그들의 음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증거였다.

연주는 외줄 타기다. 잠시 삐끗하면 그대로 추락한다.

음이 약간만 이탈하거나 감정이 조금만 늘어져도 사람들의 몰입이 깨지고 지루해한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듣고 있다는 것은 완전히 빠져들어 있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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